경기도 성남 분당구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앞서 서울 지하철 신림역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 조선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흉기 난동 사건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최원종은 경찰 조사에서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모방하지 않았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분당과 신림역 사건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 질문을 여러 차례 건넸고, 최원종은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원종은 검거 당시부터 “나를 해하려는 스토킹 집단에 소속된 사람을 살해해 그 집단을 세상에 알릴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진술을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고도 병원 치료를 끊었던 최원종이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분당구 서현동의 한 백화점 앞에서 차량을 몰고 보행자들에게 돌진해 사고를 낸 뒤 흉기를 들고 시민들에게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가해진 최원종의 이 범행으로 시민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을 인정해 지난 7일 최원종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최원종은 조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최원종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닷새 뒤인 지난달 26일 온라인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다시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 ‘밖에서 30㎝ 길이 회칼 들고 다니는 23세 고졸 배달원’이라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작성했다.
최원종은 사건 발생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 범행을 결심했고, 지난 1일 홀로 거주하던 집에서 나와 인근 본가에서 머물렀다. 지난 2일 대형마트에서 흉기 2점을 구입해 스쿠터를 타고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의 분당구 소재 야탑역에서 열차에 탑승해 서현역으로 이동했다.
최원종은 이때 범행을 저지르려 했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최원종은 다시 야탑역으로 돌아가 스쿠터를 타고 서현역으로 돌아오는 등 주변을 서성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원종의 범행에 일부 사전 계획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