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이 낙점한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의학 분야 전문가 57명이 매년 여름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회의가 열리는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보냈다.
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초청을 받은 57명의 전문가들이 지난 1~7일 허베이성에 위치한 바닷가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 머물렀다. 신화통신은 휴가 취재기를 통해 “그들은 국내 과학기술 최전방 분야의 핵심 연구를 담당하는 우수한 인재”라며 “국가의 기둥이자 인민의 자랑, 민족의 영광”이라고 추켜세웠다.
당 중앙과 정부가 매년 여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베이다이허로 초청해 격려하는 관행은 1987년 시작됐다. 이후 중국은 2001년 인재 양성을 국가 전략 차원의 문제로 끌어올렸고 베이다이허 전문가 여름휴가를 제도화했다. 이후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베이다이허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전문가들의 면면을 보면 중국 정부가 그 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가 드러난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을 강타한 2003년에는 의료 전문가들이 참석했고 2005년에는 국가최고과학기술상 수상자, 2007년에는 교사와 교육전문가, 2009년에는 혁신창업 우수 인재 등이 자리했다. 올해는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과 중국식 현대화의 실천’이라는 주제에 맞게 첨단 과학기술 및 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붉은색 초청장을 받았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의 영웅으로 대접받는 중난산 공정원 원사와 중의학 권위자인 장보리 원사,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발생한 후베이성의 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 장딩위도 있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자 당 서열 5위의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고 있는 차이치는 지난 3일 전문가 모임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사를 대독했다. 그는 “모든 전문가들이 시대가 부여한 사명과 책임을 지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자강과 중국식 현대화 건설에 더 큰 공헌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