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 접근 제주 해안가 대피령… 결항 속출

입력 2023-08-09 10:47 수정 2023-08-09 13:19
제주국제공항이 9일 제6호 태풍 ‘카눈’을 피해 서둘러 떠나려는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해상에서 북진해 한반도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비상단계를 가장 높은 3단계로 격상하고 해안가에 대피령을 내렸다.

기상청은 9일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에서 “카눈이 오전 9시 현재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된 열대과일의 이름으로, 지난달 28일 괌 서쪽 해상에서 발생해 중국을 향해 서진하던 중 두 차례나 방향을 틀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카눈은 현재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 초속 35m(시속 126㎞)의 강한 태풍이다. 이 강도는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북서쪽 약 4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할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상황실에서 태풍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눈은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남해안으로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을 종단하는 예상 경로를 그리고 있다. 10일 오후 3시 충북 청주 남동쪽 약 20㎞ 부근 육상, 같은 날 밤 9시 서울 동쪽 약 30㎞ 부근 육상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1일 오전 3시 북한 평양 남동쪽 약 120㎞ 부근 육상에 위치하게 된다. 같은 날 밤 9시 북한의 중국 접경지역인 자강도 강계 서쪽 약 50㎞ 부근 육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지금의 예상 경로대로면 카눈은 지난해 9월 ‘힌남노’ 이후 11개월 만에 한반도로 상륙하는 태풍이 된다. 또 1977년 기상청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쪽에서 북쪽까지 종단하는 첫 번째 태풍으로 기록될 수 있다.

기상청은 9일 오전 10시 태풍 통보문에서 “제6호 태풍 ‘카눈’이 오전 9시 현재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국내에서 카눈의 영향권에 처음 들어가는 제주도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비상단계를 가장 높은 3단계로 격상하고 선제적 대비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현행 비상단계에서 13개 협업 부서와 관계기관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또 오전 9시를 기해 도내 모든 해안가에 대피명령을 내렸다. 갯바위, 방파제, 어항시설, 연안 절벽 접근은 금지됐다. 이를 위반하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탐방로 앞에 9일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의 항공편 결항도 속출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운항 예정이던 제주 왕복항공편 487편 중 69편(출발 34편·도착 35편)은 태풍 북상 등의 사유로 결항됐다. 사전에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도 포함됐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은 지난 8일부터 모든 선박에 대피령을 내리고, 같은 날 밤 8시부터는 도내 항만을 폐쇄했다. 이에 따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은 이날부터 전면 통제됐다. 여객선 운항은 오는 11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