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는 6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발표 자료를 인용해 베트남에 진출한 지 10년이 넘은 스타벅스가 2022년 현지 커피 시장(12억 달러·1조5696억원) 중 점유율 2%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베트남의 스타벅스 매장 확장 속도는 정체 상태다. 베트남엔 스타벅스 매장 92개가 있는데 이는 100만명당 1개 미만인 숫자다. 한국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인구 100만명당 36개꼴로 있다.
BBC는 스타벅스가 베트남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낸 이유 중 하나로 가격을 언급했다.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은 베트남에서도 비싼 편이다.
베트남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커피를 사 먹을 수 있다. 길거리에는 최소 커피숍 10개가 있고, 커피 상인들이 카트를 밀고 다니며 커피를 팔기도 한다. 손님들이 바닥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신문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
BBC는 스타벅스가 현지 입맛을 고려하지 못한 점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스타벅스는 미묘한 맛을 내기 위해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데 베트남에서는 로부스타 원두가 훨씬 대중적이다. 베트남이 매년 소비하는 커피의 97%가 로부스타 품종이다.
로부스타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이 더 많고 향과 쓴맛도 더 강하다. 로부스타 원두를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라비카 원두는 상대적으로 쓴맛이 약하고 향이 옅게 느껴질 수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분석가 나다나엘 림은 “스타벅스의 입지는 현지 커피맛에 대한 소비자 선호 때문에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나라에서 인기 있는 메뉴에 대한 수요가 베트남에서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자바칩 프라푸치노와 펌킨 스파이스 라떼가 베트남에선 도통 인기가 없다.
다만 BBC는 스타벅스의 상황이 다른 커피 전문점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호주의 글로리아진은 2017년 베트남에서 철수했고, 중국 멜로우 커피는 최근 4년 뒤 폐점할 거라고 발표했다. 또 미국 체인점 커피빈&티리프는 베트남에 매장이 15개밖에 없다고 BBC는 전했다.
서지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