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벌 경고에도 같은 장소에 2번 살인예고…피의자 절반은 10대

입력 2023-08-08 16:52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게시물 등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살인예고 글을 쓴 작성자를 엄벌하겠다며 전담 대응팀까지 꾸렸지만,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살인예고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서울예술고등학교는 학교를 향한 두 차례 살인예고 글이 올라오면서 8일 휴교를 했다.

서울예고는 7일 오후 9시10분쯤 ‘내일 서울예고 모든 학생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학부모에게 보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만한 첩보가 종로경찰서로부터 입수됐다”며 “경찰 협조로 학교에 들어오는 모든 외부인을 통제 확인할 예정이며 재학생과 학부모님의 출입은 통제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지난 4일과 6일 서울예고에서 살인을 암시하는 글이 두 차례 올라왔다. 두 글 모두 날짜와 시간은 특정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7일 신고가 접수돼 현재 서울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라며 “학교는 현재 출입 통제를 하고 있으며 경찰도 혹시라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 범죄 예방 근무를 서고 있다”고 밝혔다.

살인예고 글이 잇따르면서 서울경찰청은 지난 3일 ‘살인예고 글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 검거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4일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도 예외 없이 강력히 대처하겠다”며 “전 수사역량을 집중해 작성자를 신속히 확인·검거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경찰의 엄벌 경고에도 살인예고 글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테러리스 사이트.

살인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검거된 인원 중 절반 이상은 10대였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을 작성했다가 검거된 이들은 총 67명이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65명에서 2명 더 늘었다. 검거된 피의자 절반 이상이 10대 청소년이었다.

국민 불안이 커지면서 온라인상에는 ‘살인 예고 지도’도 등장했다. 대학생 개발자 4명이 만든 웹서비스업체 ‘공일랩(01ab)’은 지난 6일 살인예고와 관련된 정보를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테러리스(terrorless)’ 서비스를 시작했다. 살인 예고 게시글과 위치, 검거가 완료된 살인 예고 글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제보 또한 가능하다. 8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총 60건의 살인 예고 목록이 올라왔다. 해당 사이트는 하루 만에 5만명이 넘는 이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