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한 대원의 한국계 미국인 학부모가 환불 등의 손해배상 소송이 일어난다면 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실한 식사와 열악한 환경 등 준비 부족 논란에 휩싸인 이번 잼버리 대회를 놓고 국제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 대표단 소속 자녀의 한인 학부모 A씨는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환불 이야기가 나왔다”며 “미국은 워낙 소송의 나라다 보니까, 소송전이 벌어지면 동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번 대회 참가비로만 6100달러(약 797만원)를 냈고 준비 비용까지 합치면 7000달러(약 914만원)가 들었다고 주장했다.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약 학부모 사이에서 대규모 소송이 추진된다면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다만 A씨는 비용 문제로 소송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잼버리) 행사는 스카우트를 하는 아이라면 정말 꿈의 행사”라며 “14~18세 생일 전인 아이들만 참가할 수 있다. 그런데 4년에 한 번씩 열리다 보니 모든 아이들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을 놓쳤으니 다음 기회는 없다. 이 마지막을 망친 누군가에게 묻고 따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표단이 조기 퇴영한 이후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조기 철수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A씨는 “(미국 대표단이) 철수하게 된 7가지 이유 중 태풍도 있었다”고 전했다.
‘철수 이유가 7가지나 되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A씨는 “첫날 받은 식사 칼로리가 600㎉였고 날씨, 비위생적인 환경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중 화장실과 샤워실이 가장 큰 문제라는 말을 들었다”며 “미국에선 남녀 구분은 물론이고 어른·청소년 구분도 확실한데 (새만금에선) 그게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화장실·샤워실이 다 고장 나거나 엉망이어서 아이들이 하는 수 없이 어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샤워실을 사용했던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현장 의료 대응 문제도 컸다고 짚었다. 그는 “저희 아이도 쓰러졌는데 구급차를 불렀지만 45분간 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후 병원에서 회복된 후에야 저희에게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회복된 저희 아이보다 더 중증 환자가 오면 침상에서 내려와 의자로 옮기고,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서 자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A씨는 “완전 개망신인데 미국 학부모들은 한국의 격이 떨어졌다는 등 이런 건 모른다. 그냥 한국이 이런 나라라고만 생각한다”며 “그냥 아이들을 빨리 구출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잼버리 상황과 관련해 “지금 전 세계에서 난리가 나 미국·유럽 쪽에서 국가 소송만 40건 들어와 있는데 기사 하나 없이 엠바고가 걸렸다, (국가) 소송에 지면 1조원을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는 이에 대해 “거짓으로 확인된 내용”이라며 “잼버리 조직위에 따르면 국가 소송은 제기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