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임(60)씨는 지난 2000년 남편 고 최절재씨를 뇌사로 하늘나라에 먼저 떠나보냈다. 최씨는 당시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23년이 흐른 지금, 이씨는 장기기증인 유가족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했다. 부모님의 뜻을 이어 이씨의 딸과 사위도 생명나눔에 동참했다.
이씨 가족이 출석 중인 서울 신일교회(이권희 목사)는 지난달 16일 생명나눔예배를 드리고 162명의 성도가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이권희 목사는 설교에서 “물질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도 기꺼이 이웃을 위해 나누는 복된 성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본인이 몇 년 전 각막이식을 받았던 경험을 밝혔다. 한 은퇴장로가 각막기증을 했는데, 그 각막을 이 목사가 이식받아 새 빛을 선물 받은 것이다. 신일교회는 13년째 생명나눔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지난 6월과 7월, 두 달간 전국 25개 교회에서 1645명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서약해 생명나눔 운동에 앞장섰다고 8일 밝혔다.
서울 문래동성결교회(양준기 목사)에서는 85명의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 양준기 목사는 “생명나눔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을 가장 아름답게 흘려보내는 축복”이라며 “모든 성도가 결단해 하나님이 주신 사랑을 나눔의 실천으로 세우길 희망한다”고 권면했다. 문래동성결교회는 현재까지 221명의 성도가 생명나눔을 약속했다.
박진탁 본부 이사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장기기증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함께해준 한국교회에 깊이 감사하다”며 “계속해서 생명나눔 사역에 동행해 장기부전 환자들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달라”고 했다.
국내 뇌사 장기기증인은 점차 감소하고 있어 장기기증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부에 따르면 2022년 장기기증인은 405명에 그쳤다.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이식대기 환자는 4만9000여 명으로, 하루 7.9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한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