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고등학교 안에서 흉기를 휘둘러 교사를 살해하려 한 20대 남성의 범행 동기가 원한관계가 아닌 망상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대전 대덕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A씨가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기에 피해자인 교사 B씨(49)도 같은 학교에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의 담임교사는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고교 재학시절 B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A씨의 어머니, 동급생, 학교 관계자 등을 조사한 결과 A씨의 일방적인 주장 외에는 별다른 증거가 발견되진 않았다.
특히 A씨의 어머니 역시 “아들이 평소 망상증세를 보여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조현병·우울증 진단을 받고 의사에게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포렌식을 마친 A씨의 휴대전화에서도 이번 범행과 관련된 특별한 사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마약투약 여부와 관련해서는 검거 직후 실시한 간이시약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분석을 진행 중으로 감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3주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서 관계자는 “피의자 주장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며 “진술의 신빙성 확인 및 범죄종합분석을 위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24분쯤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B씨의 몸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났다가 3시간쯤 뒤 중구 태평동에서 붙잡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위중한 상태였지만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