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잼버리 3만6천명…숙소 찾아 결국 전국 뿔뿔이

입력 2023-08-08 08:31 수정 2023-08-08 10:18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예상됨에 따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들이 8일 철수를 시작한 가운데 당초 수도권으로 이동할 예정이던 대원들이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정부 등에 따르면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을 비롯한 참가자 3만6000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새만금 야영장을 떠나 수도권으로 대피한다. 남은 4박5일 동안 새로 숙소가 마련되는 각 지역에서 남은 일정을 소화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수용가능한 시설로 갈 예정”이라며 “지자체별로 전통문화 체험 등 문화·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조기 철수가 결정된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에 버스들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스카우트 대원들은 당초 수도권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숙소 마련이 여의치 않아 결국 전국으로 분산 배치되게 됐다. 서울과 경기, 전북, 충남, 충북 등 8개 시·도로 이동할 계획이다. 경찰은 최고 비상령인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영지 내·외곽 주요지점에서 집중 교통관리를 실시한다.

정부가 확보한 숙소는 경기 66개소, 충남 18개소, 서울 17개소, 인천 8개소, 충북 7개소, 대전 6개소, 세종 3개소, 전북 3개소 등이다. 인원별로는 경기가 가장 많은 1만8000여명, 충남 6000여명, 서울 3000여명 등이다. 개최지 부안이 속한 전북은 4000여명의 대원이 남아 나머지 잼버리 일정을 소화한다.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야경. 킨텍스 제공

한편 경기도에서는 약 1만명 수용 방안을 내놨다. 전날 밤 이동환 시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일산서구 킨텍스와 주요 기업의 인재개발원을 대회 참가자 숙소로 활용하기로 하고 해당 기관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킨텍스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은 비어 있어 화장실과 세면·샤워 시설 등을 갖추면 2인용 텐트 4400동을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고양시에 산재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 동양인재개발원, NH 인재원, YMCA 고양 국제청소년문화센터, 항공대 기숙사 등에는 약 1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잼버리 대회의 폐영 전날 K팝 콘서트 개최지로 유력시되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과 이들 시설 사이의 이동 시간은 버스로 약 30분 걸린다. 시는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을 지원하는 한편 식사와 의료 서비스, 관광 프로그램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지에서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지금 이 시각부터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스카우트 학생들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라”며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의 수도권으로의 수송, 숙식,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를 반장으로 하는 잼버리 비상대책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간사로,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교육부·외교부·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국방부, 산업자원부 장관 등 관계 부처 장관과 서울시장, 전북지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경찰청장, 소방청장, 기상청장 등도 비상대책반에 포함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