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를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공연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방적으로 변경되면서 축구 경기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자 축구 팬들의 반발이 나온 것이다.
전북현대 구단은 6일 공식 SNS를 통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K팝 공연 행사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며 “다음 주 진행하려던 홈 2경기에 대한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경기 일정 변경으로 팬분들께 혼선을 드려 양해를 구한다”며 “경기와 관련해 세부사항이 결정되는 즉시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 현대는 오는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전, 오는 12일 수원 삼성과 K리그 26라운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1일 콘서트 개최에 따른 시설물 설치·해체 등의 작업으로 인해 홈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다. 전북현대 측은 “인천전 예매자는 전액 환불, 수원전 예매 일정은 추후 오픈 예정”이라고 전했다.
축구 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도 누리집에서 한 축구 팬은 “비시즌 기간에 행사하면 누가 뭐라고 하느냐”며 “구단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면 경기를 우선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시즌 중에, 그것도 홈경기 일정이 겹칠 때 콘서트라니 이건 강도질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도 K팝 콘서트 장소 변경과 관련한 글이 다수 올랐다. “강제로 연고 이전 당했다” “앞으로 전주성(서포터스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부르는 애칭)을 콘서트장으로 바꿔라” “홈경기 기다린 축구 팬은 무시하냐” 등 비판이 쇄도했다.
잼버리 하이라이트인 ‘K팝 슈퍼 라이브’는 당초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를 변경했다. 수용 인력과 이동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연 장소 변경 이유에 대해 “의료 전문가들이 (대원들의) 온열질환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주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은 4만2000명이며, 관중석 88%에 지붕이 설치돼 있다”며 “새만금에서 이동 시간은 50분 정도이고 안전관리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고 부연했다.
당초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엔믹스 등이 콘서트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출연진에도 일부 변경이 예상된다. 박 장관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참여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