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을 사흘 연속 방문해 정부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특히 화장실 청소까지 직접 하며 청결한 관리를 주문했다.
한 총리는 6일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상민 행정안전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끊임없이 현장을 돌아보며 참가자들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 확실히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무조정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그는 또 “문제점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며 조직위에 추가 지시를 내렸다. 우선 샤워장 등 편의시설 청결 유지를 위해 긴급 추가 투입된 인력 700여명에게도 충분한 물을 공급하고 휴식을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영내 활동 중인 참가자들에게 다가가 영어로 “불편한 점이 없느냐” “고칠 점을 말해 달라”고 묻기도 했다. 적십자 재난회복지원 차량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 참가자는 한 총리에게 정부 등의 도움이 훌륭하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고 국조실은 전했다.
한 총리는 조직위가 안내하는 편의시설만 둘러보지 않고, 참가자들이 지적한 곳을 중심으로 영지 외곽에 있는 시설을 무작위로 불시 점검하기도 했다. 점검 내용과 대회 관계자들의 답변이 다른 경우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 다시 조치한 뒤 보고하라”고 했다.
한 총리가 지난 4일 점검 도중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숙영장 중심부는 상태가 좋은데 외곽 쪽의 화장실이 문제’라는 한 유럽 국가의 스카우트연맹 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곧장 야영지 외곽의 화장실로 직접 가 점검하던 중이었다.
한 총리는 이후 소집한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지금 우리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느냐 기로에 서 있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며 “저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 여러분도 계속 돌아다녀라”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여기 화장실 청소하러 왔다”며 “특히 화장실은 정말 책임지고 완벽하게 하라.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도 하라. 그래야 상황을 정확히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5일에도 조직위와 전북 관계자들에게 샤워실 청소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그는 “어제보다 낫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편의에 따라 인력 운용하지 말고 참가자 활동 시간대에 맞춰 운용하라”며 “그분들이 샤워하러 가기 전에, 활동 마치고 샤워하러 몰려오기 전에, 이럴 때 청소해야지 그분들이 한참 이용해야 할 때 지저분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화장실도 1~2시간마다 수시로 청소하라”고 덧붙였다.
6일에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박구연 제1차장 등에게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마지막 한 사람이 떠날 때까지 전력을 다하고 특히 화장실 위생 상태는 책임지고 완벽하게 해결하고 올라오라”고 했다.
한편 잼버리는 참가 인원이 가장 많은 영국에 이어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마저 캠프장에서 조기 철수하면서 파행을 빚고 있다. 대회 중단 위기는 넘겼으나 이미 국제 망신이라는 비판과 함께 미흡한 대회 준비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기로 결정한 이후 잼버리 현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군과 민간이 합심해 참가자의 어려움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다. 특히 국민 여러분께서 가장 우려하는 폭염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