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을 빚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영내에서 성범죄 신고가 접수돼 국내 참가자 80여명이 퇴영한 가운데 피의자로 지목된 태국인 남성은 “더워서 샤워를 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전날 새벽쯤 영내에 있는 여자 샤워실에 태국 남성 지도자 A씨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샤워실은 여자 샤워실로, A씨가 들어와 먼저 샤워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해자가 들어와 샤워를 했고 노랫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왔다가 A씨를 발견했다. 샤워실은 모두 3칸으로 당시 가운데 칸은 비어 있던 상황이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더워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자와 피혐의자 진술 등을 확인했을 때 현재까지는 성적 목적으로 침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너무 더워서 여자 샤워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고 진술했다. 여러 차례 일관된 진술을 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A씨가 성적 목적을 두고 샤워실에 침입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사건 관계인 등을 상대로 추가 수사 중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잼버리 야영장 성범죄 의혹은 이날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이 취재진에게 관련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다. 그는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조직위에서는) 피해자 보호와 분리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은 조직위의 대응에 반발해 지도자와 대원 80여명 전원이 조기 퇴소했다.
전북연맹 스카우트 측은 “여자 샤워실에 30, 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의 목격자가 있다”고 성범죄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조직위와 여성가족부는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면서 사건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태국 지도자에게 가벼운 조치와 경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