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 한동안 별다른 분석을 내놓지 않았던 증권가가 최근 관련 리포트를 잇달아 내놨다. 대부분 증권사에선 이들 종목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추가 상승여력이 부족하다며 투자의견을 중립·하향으로 내려잡았다. 다만 2차전지 이후 차세대 급등주로 꼽힌 초전도체 관련 종목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개미들의 수급 몰림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1개 리서치센터가 에코프로비엠 리포트를 일제히 발간했다. 2차전지 수급 쏠림현상이 심화했던 지난 5월 이래 3개월 만이다. 이중 10개사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현 주가(지난 4일 기준 38만500원)와 비교해 대부분 낮은 주가를 제시했다. 지난 4일 에코프로비엠 리포트를 낸 삼성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33만원으로 현재주가 대비 13.3% 낮았다. 이외 IBK투자증권(-12.0%), 하이투자증권(-8.0%), 메리츠증권(-12.0%) 순으로 낮은 목표주가를 책정했다.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NH투자증권은 41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며 유일하게 현재주가 대비 7.8% 높은 주가를 제시하면서도,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IBK투자증권, 메리츠증권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책정했고,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은 기존의 중립 의견을 유지, 키움증권은 아웃퍼폼(매수보다 다소 약한 매수의견)으로 하향조정했다. 일찍이 매도의견을 내놓은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각각 매도, 20만원으로 유지했다.
논란의 ‘황제주’ 에코프로 리포트도 등장했다. 지난 5월 이래 발간된 유일한 리포트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한 목표주가를 55만원으로 올려잡았지만 이는 현재주가(4일 기준 117만4000원)과 비교해 53.2%나 낮은 수준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가 “여전히 나쁜 주식”이라며 “MSCI 지수 편입, 타 섹터와의 수급 경쟁 등은 기업가치 변동과 무관해 투자실익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는 대부분 2차전지 에코프로비엠의 현재주가가 2030년께 예상되는 기대감이 선반영됐다고 지적했다. 2차전지에 대한 성장성을 고려해 목표주가는 상향했지만, 실제 기업가치가 올라갈 만한 실적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다만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을 향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여전하다. 특히 초전도체 회의론이 불거지면서 2차전지 바통을 이을 급등주로 꼽힌 관련 테마주를 향한 투자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주 개인들이 코스닥시장에서 1,2위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으로 각각 1604억원, 901억원가량 순매수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