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92) 전 회장이 반도체 전쟁에서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창 전 회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창 전 회장은 한국 미국 일본 대만의 반도체 동맹 ‘칩4’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국 네덜란드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모든 급소(choke points)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급소를 쥐려고 한다면 중국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창 전 회장은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잃거나, 중국이 수출 통제에 맞서는 방법을 찾을 수는 있다”면서도 “괜찮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창 전 회장은 자신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을 피해 1962년 미국 시민권을 딴 이후로, 나의 정체성은 계속 미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중국과 대만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낮다. 어떤 종류의 봉쇄가 이뤄질 가능성도 낮겠지만, 여지는 있고 난 그것을 피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류더인 TSMC 회장은 별도의 NYT 인터뷰에서 ‘중국이 TSMC 반도체 공장 파괴를 우려해 대만 침공을 자제할 것’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지원할 것’ 등의 관측을 일축했다. 류 회장은 “중국이 반도체 때문에 대만을 침공하거나, 반대로 침공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정말로 미국과 중국에 달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미국산 반도체를 구매하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52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CHIPS Act)과 별개로 미국산 반도체 구입 업체에 인센티브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미국 행정부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TSMC는 지난해 400억 달러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애리조나 공장의 1기 공정시설을 가동하기 시작해 5나노미터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문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생산 시점이 2025년으로 늦춰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