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 속에 식품·유통업체들이 강원도 양양으로 나가고 있다. 젊은 세대를 좇아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곳으로 꼽히는 성수에 모여들었던 기업들이 휴가철이 시작되자 양양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서핑족의 관광명소로 떠오른 양양의 서피비치가 ‘핫’하다. 서피비치는 서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서핑 성지’로 떠오르면서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곳이다.
7일 강원특별자치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양양군에는 4만2613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지난달 30일에는 3만4822명이 다녀가면서 주말 일일 방문객 수 3~4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양양에서의 관광 소비는 직전 1년보다 15.3% 증가했다.
SPC삼립은 양양 서피비치에서 ‘에그슬럿’의 팝업 매장을 다음달 15일까지 운영한다. 팝업 매장은 나무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에 에그슬럿 고유의 네온사인 로고로 포인트를 줘 미국 LA 베니스비치점의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주방 역시 미국 현지와 같은 오픈 키친 형태다. 매장 외부에는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백사장 위에 포토존을 설치하고, SNS에 사진 올리면 오렌지주스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팝업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양양 바이브 버거 세트’ ‘트러프 핫치킨 버거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SPC 관계자는 “에그슬럿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새로운 미식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양양의 팝업 매장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말까지 서피비치에서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의 브랜드 체험 공간 ‘점핑제로’를 열었다. 소비자들에게 제로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게 만든 공간으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방문객은 1만여명에 달한다. 해변의 모래사장 위에 하얀색의 외부 간이 매장을 설치해 바다에서 레저활동을 하던 관광객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제로의 아이스크림과 과자류를 시식할 수 있게 무료로 제공하고, 기념사진을 위한 조형물 및 갖가지 이벤트도 준비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양양에서 체험 공간을 열었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지에서 제품 경험한다면 브랜드의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각인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피비치에는 작은 규모의 팝업 매장이 여럿 들어섰다. 팝업 매장을 기획·설치하는 한 업체 대표는 “기존에는 팝업스토어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이나 성수 등 서울 시내에 집중해 있었지만, 요즘엔 대형 브랜드 중심으로 지방으로 팝업스토어 위치를 다양화하는 추세”라며 “특히 양양의 경우 서울만큼 임대료가 높지 않으면서도 일정 수준의 방문객을 확보할 수 있어 작은 기업들에게도 매력적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