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흑해 해군기지 드론 공격… 러 “완전 격퇴”

입력 2023-08-04 14:42 수정 2023-08-04 14:44
러시아 보안 당국 관계자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상업지구인 ‘모스크바 시티’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고층 건물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흑해 인근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기지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무인(드론)으로부터 공격받았다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거점 타격 빈도를 넓히며 전선을 확대하는 등 양측 공방전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밤 우크라이나 군대가 두 척의 무인 보트로 노보로시스크 해군기지를 공격하려 시도했다”며 “이 보트들은 해군기지 외곽을 지키던 러시아 군함의 무기에 의해 탐지돼 파괴됐다”고 밝혔다.

베냐민 콘드라티예프 크라스노다르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을 격퇴했다”고 알렸다. 또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물질적 피해 모두 없다고 강조했다.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일단 가동을 중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로시스크에서 유조선에 석유를 적재하는 카스피 파이프라인 컨소시엄은 이번 공격으로 항구가 일시적으로 모든 선박의 이동을 금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밤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10대가 크림반도의 시설에 공격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측은 크림반도에 날아든 우크라이나 드론을 상공에서 모두 격추했으며 무선·전자전 장비를 이용해 또 다른 드론 3대를 무력화했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지난밤 우크라이나군이 항공기형 무인기를 이용해 크림반도 영토 내 시설물을 테러 공격을 하려던 시도를 모두 막았다”며 “드론 10대를 격추했고 3대를 방어했다”고 구체적 성과를 설명했다. 크림반도 상공에서 역시 노보로시스크와 마찬가지로 드론으로 인한 물적·인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해군 기지 공격 시도 상황은 동영상으로 촬영돼 러시아 SNS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바다 쪽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해안 앞바다에선 정체 불명의 선박이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에서 탈퇴한 뒤 약 2주 동안 흑해와 인근 항구를 둘러싼 양국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다뉴브강 유역을 집중적으로 타격하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크림반도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