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면 쉽시다!”… 폭염 경보에 안전사고도 경보

입력 2023-08-03 18:16
무더위가 이어지는 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건설노조 폭염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폭염 속에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관리하던 20대 직원이 숨졌다. 불볕더위에 각종 근로현장에서 온열질환 사고 위험이 커지자 기업들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업종 특성상 야외 작업장이 많은 건설업계는 지난 5~6월부터 현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며 무더위에 대비해왔다. 이들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3대 기본 요건으로 꼽히는 물·그늘·휴식을 충분히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너무 더울 때는 옥외작업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건설 현장을 관리 중이다.

삼성물산은 체감온도 35도 이상이거나 폭염경보 발령 때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무더위 시간대 옥외작업을 중지한다. 체감온도가 38도를 넘기면 옥외작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근로자가 온열질환 발생 우려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장 근로자가 건강에 이상을 보이거나 증상을 호소하면 작업열외권을 준다.

유통업계도 배송기사와 실내 물류 작업자에 대한 온열질환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 내 휴게실에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26도 이하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작업장 내부에도 덕트형 에어컨 공조 설비를 갖추고 근로자 개인용 냉난방 겸용 시설(에어컨)을 설치했다. 물류센터별로 넥선풍기와 쿨스카프, 쿨토시, 냉매 조끼, 밀짚모자, 쿨매트, 휴대용 선풍기, 선크림, 얼음물, 아이스크림, 포도당 사탕 등을 지급한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쿠팡지부와 물류센터지회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일 때 매시간 10분, 35도 이상일 때 15분씩의 휴게시간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 중이다.


이마트는 얼음물과 식염포도당을 지급하거나 옥외사업장에 비치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1시간 주기로 10~15분씩 규칙적으로 휴식시간 부여한다. 무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옥외작업을 금지하고 휴식하도록 한다. 온열질환 근로자가 나오면 신속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폭염 응급키트’도 배포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을 담당하는 배송기사 전원에게 아이스팩과 식염포도당 등으로 구성된 ‘쿨 플러스’ 키트를 지급했다. 작업 공간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대형마트 공간별 상황에 따라 냉방 설비를 추가했다. 롯데온은 배송기사에게 얼음물을, 택배 분류 현장 근무자에게는 식염포도당 등을 지급한다.

항공업계나 자동차 제조사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항공은 35도 이상 폭염시간대에는 옥외작업을 피하고 있다. 긴급 작업이나 불가피한 정비를 해야 할 때는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도록 했다. 생수와 제빙기, 쿨토시 등 보냉 장비도 제공한다. 항공기가 대기하는 주기장 곳곳에는 에어컨 설비를 갖춘 컨테이너 휴게공간을 설치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장 내 냉방기를 가동하고 매일 빙과 4만개를 지급한다. 사업장 식당에 얼음통과 제빙기를 설치했다. 40분 작업에 20분 휴식 등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31.1도 이상이면 옥외작업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

강창욱 구정하 허경구 이용상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