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림청이 주최한 ‘명품숲길 경진대회’에서 제주도 내 숲길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산림청은 국토녹화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걷기 좋은 명품숲길 5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중 ‘숫모르 편백 숲길’과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은 각 차수 2위로 선정됐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려니 숲길’과 ‘산양 큰엉곶자왈’ ‘머체왓숲길’도 최종 50선에 포함됐다.
우수 숲길로 선정된 숫모르 편백 숲길은 한라생태숲에서 거친오름을 연결하는 편도 8㎞ 구간이다. ‘숫모르’는 숯과 마루를 뜻하는 제주어다. 숯을 구웠던 등성을 의미한다. 바닥에 화산토가 깔려 있고, 야생화 집단 군락지가 있는 등 제주에서 원시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숲길이다. 울창한 편백나무림을 걸을 때 느껴지는 청량감이 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다.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 숲길(4㎞)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된 곶자왈을 활용했다. 바위 돌 나무가 헝클어진 원시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갖고 있다. 곶자왈 식생의 생성과정,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 기괴하게 뻗은 열대우림을 모두 볼 수 있다.
산양 큰엉곶자왈(5㎞)은 기찻길과 동화 속 캐릭터가 숲길 곳곳에 구현돼 사진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계절에 따라 반딧불이 축제, 핼러윈 축제가 펼쳐진다.
돌이 쌓이고 잡목이 우거졌다는 뜻의 머체왓숲길(16㎞)은 총 3개 코스로 이뤄졌다. 드넓은 목장 초원을 따라 숲에 들어서면 눈 앞으로 펼쳐지는 웅장한 자태의 원시림이 치유의 기운을 선사한다.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울창하게 펼쳐진 사려니숲길(15㎞)에선 오소리와 제주족제비를 비롯한 포유류를 볼 수 있다.
양제윤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자연을 느끼고 가기를 기대한다”며 “제주의 원시림을 간직한 숲길을 핵심 관광자원으로 잘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곶자왈은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굳어진 암괴 지대로, 그 위에 숲과 덤불이 다양한 식생을 이루는 곳을 말한다. 해발 200~400m 내외의 중산간 지역에 분포한다. 사람이 살던 해안지역과 목축을 하던 산간지역의 완충 역할을 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