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일본 오키나와와 가고시마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3일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오키나와에서 2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오키나와섬 북부 오기미 마을에서 강풍으로 차고가 무너져 90세 남성이 깔려 사망했다. 이어 같은 날 오키나와섬 남부 우루마시에서 주택 화재로 화상을 당한 89세 여성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다음 날 숨졌다.
부상자들은 야외에서 작업하던 중 태풍의 강한 바람에 넘어지는 등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오키나와섬 인근에 위치한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에서도 2명이 다치고, 빈집이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들은 강한 바람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오키나와 전체 가구의 34%가 정전됐다.
태풍으로 인한 정전 피해는 이날도 이어지고 있다. 오키나와전력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오키나와현 전체 가구의 26%에 달하는 16만4210호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가고시마현에서도 같은 시간 기준으로 약 7340호가 정전됐다.
대형 태풍인 카눈은 현재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북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이며,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초속 45m다.
NHK는 “오키나와현 구메지마와 미야코지마 전역, 이시가키지마의 일부가 태풍 영향권에 들었다”며 “오키나와 지방 중심에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오키나와섬 요미탄 마을에는 24시간 동안 297㎜의 비가 쏟아졌고, 구메지마 공항도 하루 강수량이 256.5㎜에 달했다.
NHK는 “해당 강수량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양”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또 오키나와 지역에 순간적으로 초속 45m에 이르는 바람이 불고, 최고 높이가 11m에 이르는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했다.
4일 아침까지 예상 강수량은 오키나와 지역이 최대 200㎜, 가고시마현 아마미제도가 최대 120㎜다.
NHK는 “카눈은 4일 이후에도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동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키나와 지방과 가고시마현 아마미 지방은 태풍의 영향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어 폭풍과 해일을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동해에 발달한 태평양 고기압 때문에 태풍의 정확한 진로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