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엔’을 돌파하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 1위에 올랐다. 역대급 경영실적 달성의 중심엔 하이브리드차량이 자리한다.
토요타는 올해 2분기에 전 세계에서 자동차 232만6000대를 팔았다고 2일 밝혔다. 1년 전보다 15.5% 늘었다. 이를 통해 매출 10조5468억엔(약 95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1209억엔(약 10조1880억원)으로 94%나 증가했다. 일본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1조엔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8800억엔)를 훌쩍 넘어섰다. 독일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지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난 개선에 따른 생산량 증가와 엔화 약세 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토요타의 역대급 실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하이브리드차량이다. 전체 판매된 신차 중 하이브리드차량이 35%(약 80만7000대)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6.8%)보다 3.8%포인트 오른 10.6%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이후 한때 토요타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다.
토요타는 거의 모든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전환을 시도할 때도 하이브리드차량을 고집했었다. ‘전기차 지각생’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량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도요타 아키오 전 토요타 사장은 “정답이 무엇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선택지(전기차)로 국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 사장은 올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선보일 것”이라며 ‘전기차 올인’을 거부했다. 이어 “지금 당장 탄소중립에 공헌할 수 있는 차는 하이브리드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내세운 차량도 렉서스 ES300h, RX300h, NX300h, 토요타 크라운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등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