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성급 호텔서 女 샤워 중 男직원 문 따고 들어와”

입력 2023-08-02 07:31 수정 2023-08-02 10:21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샤워 도중 남성 직원이 객실로 들어왔다고 토로한 여성 투숙객이 공개한 내부 사진. 네이트판 캡처

서울 5성급 특급호텔에서 ‘호캉스’ 중이던 20대 여성이 샤워하는 도중 남성 직원이 갑자기 객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투숙객인 20대 여성 A씨는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글을 올려 지난달 29~30일 1박 일정으로 서울 유명 5성급 호텔에 혼자 투숙했는데, 목욕하던 중 객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 직원과 나체 상태로 마주쳤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퇴실 전 아침 호텔 측에 캡슐커피를 요청했다. 15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커피가 오지 않았고, A씨는 ‘그냥 누락됐나 보다’ 여기고 욕실에 들어갔다.

A씨는 “샤워를 하다 갑자기 인기척이 들려서 고개를 들었더니 거울 속에 문 열고 들어온 남자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며 “(남자 직원이 놀라) ‘다시 오겠습니다’ 혹은 ‘나가겠습니다’라고 외치며 뒷걸음질로 나가는 것까지 다 봤다. 알몸 상태였던 저는 너무 놀라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샤워 도중 남성 직원이 객실로 들어왔다고 토로한 여성 투숙객이 공개한 내부 사진. 네이트판 캡처

A씨가 첨부한 객실 안 사진을 보면 객실문 바로 옆에 달린 거울을 통해 화장실 안쪽이 보이는 구조였다. A씨는 “시킨 지 거의 1시간이 다 돼서 커피를 갖다주려다가 이 사달이 난 것”이라며 “호텔 측에 항의했더니 담당 매니저가 올라와서 하는 말이 ‘직원이 허락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이 맞지만 고객님을 보지는 못했다’ ‘안까지 들어가지 않은 것 같다’ 등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여기 거울을 보시라. 열자마자 화장실이 보인다. (직원이) 문 열자마자 다 벗고 (있는 나와) 눈 마주쳤다’고 반박하자 그제야 매니저는 ‘보니까 그렇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주말 알바하는 직원인데 벨링을 여러 번 했는데 응답이 없어서 손님이 없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보상이든 환불이든 해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알바생한테 객실 다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주냐고 물었더니 업무상 줄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환불해주겠다는 호텔 측에 ‘환불은 당연한 거고 정신적 피해보상을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다음 날까지도 호텔 측 연락이 없어 경찰서 가서 주거침입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벨 눌러 대답이 없으면 돌아가 전화를 주거나 그냥 놓고 가지, 문을 열고 들어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작은 숙박업소라면 사과와 상식선의 보상을 받고 끝내겠지만 이런 호텔에서 직원이 손님방을 그냥 따고 들어오는 일을 당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여자가 어떻게 안심하고 호텔에 가겠나”라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샤워 도중 남성 직원이 객실로 들어왔다고 토로한 여성 투숙객이 공개한 내부 사진. 네이트판 캡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최고 호텔 아닌가. 대처가 3성급도 안 된다” “손님이 투숙 중인 방에 무단으로 들어가다니, 소름끼친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마스터키로 열고 들어온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직 호텔 직원이라는 한 네티즌은 “보통 벨링을 하고 손님이 응답이 없다고 해도 직원이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지는 않는다”며 “경찰 불러서 CCTV 확인하면 고의인지 실수인지 바로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직 호텔리어라는 네티즌도 “5성급 호텔은 고객 요청 후 노크 및 벨을 눌러도 반응 없으면 방에 들어가지 않고 카운터로 돌아가서 연락하거나 문자를 남긴다”며 “해당 호텔은 5성급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곳인데 저런 대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