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끊이지 않는 ‘총회장소’ 여진

입력 2023-08-01 19:40 수정 2023-08-02 08:21
김의식 예장통합 부총회장이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총회 장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독공보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이순창 목사)가 다음 달 제108회 총회를 앞두고 소집한 노회장·서기 연석회의에서 총회 장소로 결정된 서울 명성교회(김하나 목사)를 둘러싼 이견이 표출됐다. 예장통합 내부에서는 목회지 대물림을 이유로 명성교회 총회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이 있다.

김의식 예장통합 부총회장은 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교세가 줄고 다음세대가 떠나가는 위기 속에서 전국 목회자·장로 1만여명이 ‘영적 대각성 성회’를 통해 은혜를 나누기 위해서는 명성교회가 필요해 총회 장소로 정했다”며 “이번 기회에 그동안 서로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호 평북노회장은 “결정 전 노회들이 명성교회 근처 숙소를 모두 예약해 총회 장소 취소가 불가피한지 여부를 전수조사 했는가”라고 질문하며 “현 상황이 김 부총회장이 언급한 치유와 화해보다 분열과 갈등을 유발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양의섭 서울노회장은 “서울노회가 낸 성명은 총회 임원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 것이지만 아무도 답을 주지 않고 결정만 밀어붙였다. 다시 한번 장소 결정에 대해 숙고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장통합 서울노회는 6월 중순 성명을 발표하고 명성교회 총회 장소 선정을 반대했다.

반면 총회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성구 경기노회장은 “지금 당장 1만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를 찾고 협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쉽지만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재차 설명했지만, 이견은 여전한 상황이다. 총회 임원회는 지난 4월 명성교회에 장소 사용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교회가 한 차례 거절 입장을 밝혔고 6월 또다시 공문을 보내 승낙을 받는 등 진통이 이어졌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