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는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언에 대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 청년 정치 참여를 촉구한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김남희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발언 관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말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 발언이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로도 해석돼 노년층을 비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대변인은 해당 발언을 놓고 ‘노인 폄하’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여명 비례투표 대해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도 “김 위원장이 ‘여명 비례투표’라는 아이디어를 접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수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사안은 세대 간 갈라치기로 소비할 사안이 아니라 정치가 어떻게 청년들의 의사를 반영시킬지를 다루는 것”이라며 “이런 중요한 문제를 늘 이런 식으로 다루는 게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다만 정치권에서 김 위원장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선 “새겨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망언당’ ‘현대판 고려장’ 등 표현을 사용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노인 폄하 발언 긴 역사를 가진 정당”이라며 “진정으로 혁신해야 할 것은 갈등적인 세계관으로 표 계산만 앞세워 극단적인 국민 분할 지배 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는 구태”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나와 “어제 정말 귀를 의심했다.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우리 당을 도와주러 오신 분 맞나”라며 “지독한 노인 폄하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어 “아프리카 속담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노인 한 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 그만큼 어르신들은 삶의 지혜, 경험이 축적된 분들”이라며 “민주주의 꽃인 선거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왜곡되게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