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트대 연구팀, 국내 최초로 세계 ISO 표준 규격 제정

입력 2023-08-01 15:39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 겐트대 제공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한태준(사진) 총장 연구팀이 개발한 ‘좀개구리밥 뿌리재생에 기반한 수생태독성평가기법’이 국내 수질환경기술 최초로 ISO 수질분야(TC147) 국제표준(ISO4979)으로 제정돼 전 세계에 공표됐다고 1일 밝혔다.

ISO/TC 147은 수질 관련된 국제표준을 정하는 위원회로 한국은 2013년부터 정회원국 지위를 유지 중이다. 현재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주도적으로 국가표준개발 및 국제표준화를 지원하고 있다.

좀개구리밥을 이용한 수생태독성평가기법은 신규성, 우수성, 간편성, 민감성, 경제성 등의 이유로 지난 3월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유럽 국제환경독성화학회(SETAC)에 소개됐다. 최근 ISO 최종 표준 제정을 위한 투표에서는 회원국 100%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향후 국제 수질진단기술 분야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좀개구리밥은 손톱보다 작은 수생식물이다. 뿌리 길이가 일정하지 않으며 서로 실타래처럼 엉켜 서식하는 특성을 보인다. 그동안 과학계에서는 뿌리를 표준기술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좀개구리밥의 뿌리를 절단한 뒤 새로 재생된 뿌리 길이를 척도로 사용, 뿌리 길이가 짧을수록 수질오염도가 심각하다고 판정하는 방식의 간편하고 안정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진단할 수 있는 오염물질은 구리, 카드뮴, 납, 비소 등 중금속류와 클로로포름, 페놀,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비롯해 아트라진, 디우론 등 제초제가 있다. 아울러 하천, 호수, 취수장, 정수장, 하수처리장, 폐수처리장, 골프장, 양어장, 축산폐수처리장 등의 생태독성 진단에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좀개구리밥을 이용한 수생태독성평가기법은 독성진단 과정이 간편하고 복잡한 장비나 시약을 사용하지 않아 경제성과 실용성이 뛰어나다.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간편수질오염 진단키트도 이미 개발된 상태다.

한 총장은 “고가의 장비나 시약이 필요하지 않아 특별한 연구시설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기존의 물벼룩이나 박테리아를 활용하는 것보다 50% 정도 저렴하면서도 더 정확한 진단 결과를 얻을 수 있어 60조원 규모의 전 세계 수질 환경 모니터링 산업 핵심기술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트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과 국가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