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수액 계산에서 빼달라는 아이 엄마…속 터진다”

입력 2023-08-01 15:29 수정 2023-08-01 17:39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특정 보호자의 갑질에 시달려 소아청소년과를 폐업한다고 밝힌 병원장의 공지문이 화제가 된 가운데, 한 보호자가 아이가 맞고 남은 수액을 계산에서 빼달라고 요구해 속이 터진다고 토로한 소아과 근무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아과에서 대단한 엄마를 만났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본인을 소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2세 아이가 열이 나서 왔는데 밤새 아이 보느라 지쳤는지 엄마 표정이 잔뜩 구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A씨는 “첫 진료라 안내할 게 좀 있었는데 한마디 한마디에 툴툴거렸다”며 “수액 맞느라 간호사가 두 번 찔렀는데 실력 없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분이 풀릴 때까지 간호사는 아무 말 없이 고개 숙이고 있다가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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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아이가 수액을 맞고 나니 보호자가 황당한 요구를 했다며 “300㎖ 생리 식염수 맞았으니 200㎖ 남은 걸 계산에서 빼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눈이 돌아가 있어서 500㎖ 값 1300원은 공짜로 한 거로 처리하고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 번씩 이런 엄마들 오시는데 속이 터질 거 같다”고 토로했다.

A씨의 글이 많은 관심을 받은 가운데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또 다른 사연도 올라왔다. 본인을 병원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B씨는 “A씨가 올린 사연이 거짓말 같지만 진짜 저런 사람이 있다”며 “어떤 사람은 영양제를 맞고 가서 혈관에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며칠 뒤에 환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의 사연에 많은 누리꾼은 사연 속 환자들의 요구가 불합리하다며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저도 병동에서 일하는데 제일 힘든 보호자가 어린이 보호자다. 모든 일에 다 클레임을 건다” “한번 해주면 계속 요구하니 처음부터 절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요새 소아과가 많이 폐업해서 병원 찾기도 일인데 이런 사건이 계속 생기면 폐업을 막기 힘들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