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대표하는 ‘충장축제’가 성년을 맞아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거듭난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충장로·금남로의 아픈 기억을 신명 나는 축제 분위기로 승화해 민주주의 성지 광주와 민주화를 이끈 5·18의 이미지를 세계에 아로새긴다.
오는 10월 막을 올리는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주제는 ‘충·장·발·光’이다.
광주 동구는 “2004년 첫 축제를 개최한 이후 19년 동안 많은 상을 받는 등 도심 속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한 충장축제가 올해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한다”고 1일 밝혔다.
동구와 지난 20일 출범한 동구문화재단은 충장축제 기간 펼쳐질 ‘광주 버스킹 월드컵’에 해외 54개국에서 299개 팀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충장축제 킬러콘텐츠로 첫선을 보인 지난해 제1회 버스킹 월드컵 44개국 151개 팀과 비교할 때 팀 수 기준 해외 참가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제2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은 환영행사 ‘웰컴 파티’를 시작으로 1주일간 이어진다. 5·18민주광장, ACC 하늘마당 등 도심 4개 무대에서 현장 라이브로 진행된다. 총상금은 1억원이다. 최종 우승자에게 트로피와 상금 5000만원을, 2등은 상금 2000만원, 3등은 상금 1000만원이 주어진다.
충장축제는 버스킹 월드컵의 성공 등에 힘입어 올해 더욱 글로벌 축제다운 면모를 갖춘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전통의식 ‘마스끌레따’를 벤치마킹한다. 1980년 5월 ‘충장로·금남로의 아픈 기억’을 위로하는 이색 행사다.
마스끌레타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매년 3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라스 파야스’ 축제를 개최하면서 수천여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는 전통의식이다. 스페인 내전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로 잘 알려져 있다.
동구는 이 같은 스페인 전통의식을 본떠 5·18 당시 총격전이 끊이지 않았던 충장로·금남로 그날의 총성을 소환해 축제의 환호로 승화시킨다는 맥락이다.
광주 도심 속에 울려 퍼질 총성과 섬광을 내뿜는 불꽃, 희뿌연 연기 등으로 1980년 당시를 생생히 재현하기 위해 관람객의 안전확보 문제를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현재 조율 중이다.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충장로와 금남로, 예술의 거리,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금남로 중앙을 따라 기다란 형태의 공공 조형물로 설치될 ‘기억정원’에서는 시민들이 추억을 담은 글귀를 각자 적고 그림도 그려 걸 수 있는데 충장축제 폐막과 함께 태워지게 된다.
동구는 성년이 된 충장축제를 지역의 대표적 문화 브랜드이자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정착시킬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임택 동구청장은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해 탄생한 충장축제가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지역축제에서 지구촌 글로벌 축제로 뻗어 나가고 있다”며 “버스킹 월드컵 흥행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