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불바다’ 이미지에 “잊지못할 여름”…일본 발끈

입력 2023-08-01 11:07 수정 2023-08-01 13:16
영화 '바비'의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이 바비와 오펜하이머를 합성한 '바벤하이머' 관련 이미지에 댓글을 남긴 모습. X(구 트위터) 캡처

영화 ‘바비’의 SNS 공식 계정이 원자폭탄 불바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에 “잊지 못할 여름이 될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가 일본 네티즌의 반발을 사 사과했다.

1일 NHK 등에 따르면 영화 바비의 X(옛 트위터) 계정은 지난 21일 바비와 영화 ‘오펜하이머’를 합성한 ‘바벤하이머’ 이미지에 이 같은 댓글을 남겼다.

해당 이미지는 ‘원폭의 아버지’ 오펜하이머가 바비를 한쪽 어깨에 들쳐 멘 모습이다. 이들 뒤로는 원폭 불바다를 연상시키는 주황색 불길이 치솟고 있다.

영화 오펜하이머와 바비는 ‘일본에 투하된 원폭 개발을 지휘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의 반생’과 ‘인형들만의 세계인 바비랜드를 떠난 바비가 인간 세상으로 나오며 겪는 일’을 각각 그린 작품이다.

두 영화가 북미에서 같은 날 개봉한 탓에 바비와 오펜하이머는 바벤하이머로 묶여 불리며 북미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이후 바벤하이머와 관련된 다양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상에 분출했다.

바비 계정의 ‘잊지 못할 여름’ 댓글은 이 같은 바벤하이머 밈을 영화 홍보에 활용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바비 계정은 이밖에도 원폭 ‘버섯구름’을 형상화한 바벤하이머 기념품을 올린 게시글에 “우린 뚫고 지나가지”라는 댓글을 남겼다.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그러자 일본 네티즌은 “실망했다” “공식 계정이 이런 농담을 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항의가 거세지자 바비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일본법인은 31일 밤 SNS를 통해 “미국 본사의 반응이 배려가 부족했던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감정이 상하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바비는 일본에서 오는 11일 개봉 예정이지만 오펜하이머의 개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