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고층건물에 맨손으로 올라 주목받아온 한 프랑스인이 홍콩에서 추락사했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은 고층건물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앉거나 비계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SNS에 공개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인 레미 루시디(30)가 지난 27일 홍콩의 한 고층건물을 등반하다 떨어져 현장에서 즉사했다. 아울러 현지 경찰은 그가 건물을 오르는 아찔한 영상이 담긴 카메라를 발견했다.
제보에 따르면 루시디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당일 오후 7시30분쯤 건물 68층의 펜트하우스에서였다. 루시디가 건물을 오르던 중 68층 창밖에서 움직이지 못하며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건물 창문을 두드렸고, 이를 목격한 가사도우미가 신고했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땐 이미 그가 추락한 뒤였다.
경찰 조사 결과 루시디는 당일 오후 6시쯤 건물에 도착했고, 경비원에게는 ‘40층에 있는 친구를 방문한다’며 승강기에 올라탔다.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루시디가 49층에서 내리는 모습과 최상층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또 옥상 자물쇠가 강제로 열린 것도 발견했다.
스카이뉴스는 “사고 현장에서 익스트림스포츠 영상이 담긴 루시디의 카메라와 신분증이 발견됐으며 그가 익스트림스포츠를 연습하다 펜트하우스 밖에 갇혀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창문을 두드렸으나 실수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시디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이 마지막으로 게시된 것은 지난 25일로, 그는 ‘홍콩’이라는 짧은 설명과 함께 고층건물 위에서 촬영한 야경 사진을 공유했다.
댓글에는 이미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팔로어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st In Peace)’ 등 반응이 줄을 이었다. 루시디는 2016년부터 두바이·불가리아·프랑스 등의 고층 건축물에 올라간 사진과 영상을 인스타그램 등에 올려 왔다.
루시디는 2015년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계 고층빌딩을 오르는 장면을 공유하며 관심을 끌었다. 불가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우크라이나, 두바이 등 높은 곳을 오르며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