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에게 써 보내던 ‘인터넷 편지’가 다음달 15일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31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훈련병들이 시범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 편지를 출력해 전달하던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육군 훈련병들은 훈련소 내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었다. 세상과의 소통은 군 밖의 지인이 써준 인터넷 편지로만 가능했다. 지인이 국군 소통 애플리케이션 ‘더캠프’를 통해 병사에게 편지를 쓰면, 군 간부가 이를 출력해 전달해주는 식이었다.
육군 훈련병들이 받아 온 ‘인터넷 편지’는 2007년 이전부터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오는 8월 15일부터 훈련병 각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회와 직접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이 같은 인터넷 편지는 효용을 다하게 됐다.
국방부는 지난 7월부터 병사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시간을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해 왔다. 이어 지난 3일부터는 시범 운영 대상을 훈련병으로 확대해 훈련병들도 신병교육기간 중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병무청은 육군·해군·공군·해병대 입영 대상자에게 입영할 때 휴대전화와 충전기 등을 지참하라는 안내도 내린 바 있다.
다만 해군, 공군은 인터넷 편지를 당장 없앨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군교육사령부 홈페이지와 공군기본군사훈련단 홈페이지에서는 아직 편지 쓰기가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소통 수단이 다양해지면 인터넷 편지 수요가 줄어들어 육군 이외 다른 군에서도 자연스럽게 폐지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0년대부터 많은 병사에게 위로와 재미를 주던 인터넷 편지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아쉬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역한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훈련병 때 인편(인터넷 편지)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없어진다니 아쉽네” “인편 받고 눈물 흘리던 게 생각난다” 등 댓글이 달렸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