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동관, 방송 장악하러 와서 무슨 BBC·NHK…웃겼다”

입력 2023-07-31 11:32 수정 2023-07-31 12:57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가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영국 BBC, 일본 NHK를 얘기하는데 제가 정말 웃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양반이 지금 방송 장악하러 온 사람이 무슨 영국의 BBC고 일본의 NHK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정 소감에 대해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의 NHK 국제방송같이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동관이라는 그분을 굳이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려는 건 지금 KBS, MBC, YTN 이런 공영 방송, 특히 방송 전반을 장악하기 위한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MBC, KBS가 과거에 문제가 있었으면 바꾸는 것까지는 좋다. 제대로 된 정말 구성원들이 원하고 공영방송을 진짜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사장, 임원들, 방송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하나도 안 보인다”며 “이동관이라는 사람을 보내는 것은 KBS, MBC 사장을 바꾸고 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나팔수, 하수인이 되는 방송을 만들고 나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방송을 아무리 열심히 장악해도 대선에서 다 지고 총선도 지고 그러잖나”라며 “국민들은 MBC, KBS가 진짜 정권의 하수인, 나팔수가 되어 편파방송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유 전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 사건 관여 논란에 대해선 “방통위원장이 아니라 어느 공직자든 아들의 학폭에 아빠가 권력을 이용해 부당하게 개입하면 그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 장모가 최근 법원 판결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대선 과정에서 ‘장모는 그냥 사기당한 피해자다. 장모가 남한테 피해 준 적 없다’는 틀린 얘기를 했다”며 “자기한테 불리하거나 잘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못 하고 선택적인 침묵을 하고 입을 꾹 닫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런 문제는 ‘국민들한테 정말 면목 없다. 대선 과정에서 나도 몰랐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불법이 드러났으니까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대통령 친인척하고 관련된 불법이나 부패는 정말 성역 없이 절대 없도록 하고 성역 없이 수사받도록 하겠다, 법의 처단을 받도록 하겠다.’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는 쳐냈지만 유승민도 안고 가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왜 저를 끌어들이냐”며 발끈했다.

유 전 의원은 “대구시장이 수해 때 그렇게 골프를 쳐놓고 얼마나 잘못했는지 입 다물고 반성하고 있어야지”라며 “평소에 수해봉사활동도 안 가시던 분이 갑자기 수해봉사활동을 갔다. 그분을 보면 정치인으로서 우리 정치인의 신뢰성 이런 거는 일관성에서 나오는 건데 그분은 말씀이 너무 오락가락하신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겉으로 되게 센 척하는데 사실 굉장히 약한 분”이라며 “제발 좀 잘못했으면 ‘입꾹닫(입을 꾹 닫고 있다)’ 하시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싶다”고 질타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