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혁신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2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7차 KOSI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제2의 타다’와 같은 처지에 놓인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변호사 광고형 플랫폼 ‘로톡’ 등이 참석해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펼쳤다.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사실상 비대면 진료를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회 이상 방문했던 의료기관에서 30일 이내에, 동일질환으로 진료를 받도록 하는 현재 안 대로 법제화가 이뤄진다면 이는 공식적인 사형선고와 다름 없다”고 했다.
뒤를 이어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는 대한변협과의 8년 동안의 갈등을 설명했다. 그는 “4번의 무혐의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어려움에 부닥친 이유는 법무부가 대한변협에 이관한 무소불위의 재량권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선진국, 개발도상국 가운데 리걸테크 기업이 자리 잡지 못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소연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기존 산업이 새로운 기술을 가진 산업을 탄압할 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이 시기 중립을 지키는 것은 산업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로톡에 대해선 “국내 법률산업과 법률데이터를 지켜야 할 상황에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 국가적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제도적 규제와 구산업과의 마찰로 혁신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재용 넥스트 유니콘 대표는 “규제나 지원에 관한 내용을 재검토해 민간 차원의 투자 활동이 늘어날 수 있도록 성장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토론에 참여한 송명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실장은 “디지털 플랫폼 산업 자체는 인터넷 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구 산업 간 갈등은 반면 제자리걸음”이라며 “현재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국내외 스타트업들의 신구산업간 갈등 사례를 수집해 갈등 양상을 유형화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