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 보장하라” 폭염에도 광화문 메운 검은 물결

입력 2023-07-29 18:17 수정 2023-07-29 19:02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새내기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두 번째 집회가 열렸다.

더운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교사들이 집회 시작을 기다리며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교사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7.29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진행했다. 서울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무더운 날씨에도 광화문 거리는 추모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공교육 정상화 교사 집회가 열린 29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연합뉴스

교사들은 지난 집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옷차림으로 참석해 숨진 교사를 추모했다. 앞서 첫 번째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진상 규명 촉구 집회’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렸다.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교사들이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고인이 된 서이초 담임교사를 위한 추모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참가자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였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교사의 교육권을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인 팻말도 들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주최 측은 이번 집회 성명에서 “본 집회는 가르치고 싶은 교사,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열렸다”며 “우리 교사들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더는 무너지도록 둘 수 없다”라며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과 교사의 교육권 보장,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촉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오는 9월 4일까지 토요일 집회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사망한 교사의 유족은 “경찰이 사건 초기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본질을 흐렸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은 사건 초기 관계자 등을 조사하면서 고인이 이달 중순 학생들 사이 실랑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지만 별다른 갈등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7일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정문에 서이초등학교 담당교사 A씨를 추모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있다. 연합뉴스

유족 측은 또 학교 측이 입장문에서 고인이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지 않았다면서 이른바 ‘연필 사건’을 누락시킨 점도 지적했다.

연필 사건은 지난 12일 고인의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숨진 교사가 ‘교사 자격이 없다’, ‘아이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등 학부모 민원을 받았음에도 학교 측은 해당 내용을 정확히 입장문에 밝히지 않았다.

유족들은 이를 두고 “경찰은 사건 본질을 조작했고 학교에서는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폐했다”며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다. 관계 기관에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년 차 초등교사인 A씨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사망 직전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학교 측에 상담 요청을 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일선 교사들은 집회 행동을 통해 교권을 바로 세워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