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리조트기업 아난티와 삼성생명 사이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브로커’로 지목된 전직 삼성생명 임직원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삼성생명 전 부동산사업부장 이모씨와 팀장 황모씨,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손모씨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들은 아난티와 삼성생명의 부동산 거래를 주도해 삼성생명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총 매입가액 500억원에 서울 송파구 신천동 일대 토지와 건물일 매입한 뒤 최종 잔금을 납부하기도 전인 같은 해 6월 매입가액에 두 배에 가까운 969억원을 받고 삼성생명에 되팔았다. 2개월 만에 469억원의 이익을 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2019년 아난티의 회계감리 중 허위 공시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 의뢰를 통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씨와 황씨 등이 삼성생명 재직 시절 이 거래를 주도하면서 회사가 부동산을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의심한다. 그 대가로 아난티 측이 삼성생명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도 있다. 특히 황씨는 약 15년 동안 삼성생명에서 부동산 투자 사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월 아난티와 삼성생명을 압수수색하고 삼성생명과 아난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3월 이만규 아난티 대표 동생인 이홍규 전 아난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허위 공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물 분석과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