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빌라왕’ 공범 78명 추가 검거…피해액 106억원

입력 2023-07-28 11:06
전세사기 관련 증거물. 인천경찰청 제공

이른바 ‘청년 빌라왕’ 사건과 관련해 100억원대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범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계는 사기 등 혐의로 부동산 컨설팅업자 A씨(47) 등 78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중에는 공인중개사 26명과 중개보조원 51명도 포함됐다.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세입자 7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06억739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달 이른바 ‘바지 임대인’인 B씨(27) 등 주범 4명을 같은 혐의로 먼저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B씨는 전세보증금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통해 수도권 일대 주택 119채를 샀다. 이후 실제 매매가보다 약 20% 높은 가격으로 전세보증금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B씨는 A씨 등 부동산 컨설팅업자들에게 매매계약서에 쓸 명의를 빌려주고 6000만원을 받아챙겼다. B씨가 주택을 사들일 때 드는 취득세 등 각종 비용을 이들 업자가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바지 임대인 C씨(사망 당시 27세·여)는 B씨와 같은 방식으로 인천에서 주택 66채를 사들여 청년 빌라왕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해 12월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의혹을 받던 중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 사망 탓에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 공인중개사 등을 검거하고 관련자들을 엄단했다”며 “다른 전세사기 사건들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