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초 단짝 친구들, ‘안전 문자’ 보고 실종 아동 찾았다

입력 2023-07-28 08:03
실종 아동을 찾아낸 금호초등학교 6학년 권혜원(앞줄 왼쪽부터)·한승연·박유니·이효주양.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학생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 금호초등학교 학생들이 거리에서 실종 아동을 찾아 경찰에 인계했다. 학생들은 실종자 찾기 안전안내 문자메시지를 본 내용을 기억하고는 실종 아동을 알아봤다고 한다.

성동구청은 지난 21일 금호초 권혜원·박유니·이효주·한승연(12)양을 구청으로 초청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단짝 친구 사이라는 이들은 지난달 말 혜원양의 생일파티에 가던 중 길에서 배회하고 있는 또래 아이를 목격했다. 불과 몇 분 전 ‘성동구에서 배회 중인 ○○○(14·여)를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안전안내 문자메시지를 받은 게 기억이 났다. 이 문자메시지에서는 실종 아동이 검은색 긴 팔과 바지를 입었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었다.

승연양은 “갑자기 또래 친구가 ‘여기가 어디인지, 금호역이 어디인지’ 물어봤다”며 “입고 있던 옷과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점이 문자 속 인상착의와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배회 중인 아이가 문자메시지 속 실종 아동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주변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실종 아동을 경찰서에 인계했다. 실종 아동도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표창장을 받게 된 승연양은 “그 친구를 도왔다는 생각에 뿌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청장님에게 표창장을 받는다고 하니 놀랐다”며 “실종 아동을 보면 신고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실종자 찾기 안전안내 문자를 받고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이어 “네 학생의 모습에서 ‘기꺼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자 하는 다정한 마음이 우리의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한 곳, 나은 곳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