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20대 남성 이모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 24일 오후 2시17분 “신림역에서 26일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에 올린 혐의(협박)를 받는다.
이씨는 지난 25일 오전 1시44분 인천 자택에서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경찰은 이씨를 긴급체포하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분석해 살인 준비 여부를 조사했다. 이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흉기를 구매한 화면을 캡처한 뒤 게시판에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가 흉기를 주문한 뒤 취소해 실제 배송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씨가 게시판에 올린 글을 삭제한 점으로 미뤄 추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지난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디시인사이드에서 신림동 사건 관련 게시글들을 보고 분노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디시인사이드 AKB48·만화·주식 갤러리에 살해를 예고한 3건의 다른 게시물을 확인하고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