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과 함께 ‘무장장비전시회-2023’ 전시회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이 사진들 속에는 특이한 장면이 포착됐다.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동체 모양이 흡사한 기체들이 등장한 것이다.
특히 ‘북한판 글로벌호크’는 우리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인 RQ-4와 기체 모양이 거의 똑같다.
이에 따라 북한이 글로벌호크 설계도를 해킹 등 수법으로 훔쳐 복제한 듯 동일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판 글로벌호크’와 우리 공군의 글로벌호크가 한반도 상공에서 동시에 비행할 경우 기종을 착각할 정도로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의 고고도 상공에서 마치 글로벌호크가 비행하는 것처럼 기만전술 비행을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우리 공군이 도입한 RQ-4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특수 고성능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첩보 위성급 무인정찰기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피아식별에 혼란을 주기 위해서 동일한 외형으로 ‘북한판 글로벌호크’를 만든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북한판 리퍼’로 추정되는 무인공격기는 미국의 MQ-9 리퍼와 모양이 매우 비슷한 것으로 포착됐다. 미국의 MQ-9 리퍼는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강력한 무인공격기다.
‘북한판 리퍼’ 아래에는 한쪽 날개에만 5발의 폭탄이 장착됐다. 양쪽을 합치면 최소 10발 이상 포탄 장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북한 기체에 대해서도 미국 군수업체가 개발한 MQ-9 리퍼와 워낙 흡사해 설계도를 입수해 복제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판’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 앞에 세워진 설명판을 보면, 두 기종이 비행하는 장면도 나온다.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전시회 오프닝 영상에도 두 기종의 비행 장면이 담겼다.
구체적인 성능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두 기종의 시험 비행까지 진행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북한판’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 모두 기체 성능까지는 미군 무기를 따라잡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의 신형 무인기 공개와 관련해 “현재 무기체계를 분석 중”이라며 “북한의 무기개발 동향과 도발 가능성에 대해 지속해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