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5.5%…22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3-07-27 03:21 수정 2023-07-27 04:1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재개했다. 고금리에도 경제 상황이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제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시장은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금리는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가 됐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3.5%)과의 금리 차는 2.0% 포인트로 벌어졌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0연속 금리 인상 뒤 지난달 처음 동결 결정을 했다. 연준의 이날 결정은 지난달 동결이 인상 중단이 아닌 건너뛰기 성격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는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며 경제에 자신감도 드러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 이코노미스트 71%가 향후 12개월 내 침체 가능성을 50% 이하로 전망했을 만큼 시장 역시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연준은 지난 회의 때 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목표 금리를 5.625%로 제시했다. 연준이 제시한 목표 금리를 달성하려면 향후 회의에서 최소 한 차례 더 0.2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통화 정책의 적절한 입장을 평가할 때 위원회는 경제 데이터를 계속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하면 적절하게 통화 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남은 세 차례 회의에서 현재 수준의 금리를 연말까지 유지할 가능성을 가장 크게 전망했다.

연준 발표를 앞두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을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