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신생아 학대 사망 혐의…20대 父 구속영장 기각

입력 2023-07-26 21:54
생후 57일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 A씨가 2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57일 된 아들을 학대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규훈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28)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기각 이유에 대해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아직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이달쯤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아들 B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지난 24일 새벽 6시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B군을 병원에 이송했다.

B군은 두개골과 왼쪽 허벅지 골절, 뇌출혈 증상을 보였고, 치료를 받다 전날 오후 12시48분쯤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B군 시신을 부검한 뒤 “추후 정밀 감정이 필요하나 머리 부위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를 안고 흔든 것밖에 없는데 왜 사망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가 분유를 자꾸 토해서 119에 신고했다”고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법정에 들어서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를 떨어뜨린 적이 있느냐”고 묻는 취재진을 향해 “억울하다”고 답했다.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B군과 그의 형을 양육하고 있었으며 부인 C씨(30)가 생계를 전담했다.

경찰은 C씨도 학대에 가담한 정황이 있는지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