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던 6·25전쟁 국군 전사자 7명의 유해가 정전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유해를 모신 공군 시그너스 수송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때부터 공군 F-35A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전사자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 상공을 거쳐 이날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25일(현지시간)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모셔 온 유해 7위는 대부분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국군으로, 하와이에 안치됐다가 한·미 공동 감식을 거쳐 국군으로 판정됐다.
3위는 북한에서 발굴 후 미국이 전달받았고, 1위는 미국이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발굴했으며, 나머지 3위는 미 태평양 국립묘지에 안장됐던 6·25 전사자 무명용사 묘역을 재개장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특히 신원이 확인된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고인의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하와이 인수식에 참석해 고국으로 직접 모셨다.
미 제7사단 카투사로 입대해 인천상륙작전 등에 참여했던 최 일병은 입대 4개월 만인 1950년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19세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형인 최상락 하사도 1950년 8월 영덕-포항전투에서 21세 나이로 전사했다.
형의 유해는 전사 직후 본가로 봉송됐다.
두 형제는 73년 만에 넋으로 상봉하게 됐다.
정부는 서울공항에 도착한 국군 전사자 유해를 최고의 군 예식으로 맞이했다.
수송기 앞에 도열한 윤석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유해가 수송기에서 내려질 때 거수경례로 예를 표했다.
최 일병의 막냇동생 최용(79)씨는 형님의 관 앞에서 편지를 낭독했다.
최씨는 “목숨 바쳐 주신 우리나라가 이제는 등 따시고 배부르게 잘사는 자유 대한민국이 되었다”며 “형님,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유해 봉환 행사에 앞서 최 일병 유가족을 만난 윤 대통령은 “7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최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봉환 행사를 마친 후 유해는 군사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국립서울현충원 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봉송됐다.
최 일병의 유해는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다른 6위의 유해는 정밀 감식과 유전자 검사 등을 받을 예정이다.
국가보훈부는 2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영화의전당이 들어선 옛 수영비행장 터는 73년 전 유엔군 자격으로 6·25전쟁에 최초 파병된 미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가 도착했던 곳이다.
기념식에는 25개국에서 온 170여명의 참전대표단과 유엔군 참전용사 등 4000여명이 참석한다.
기념식에선 경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로 유명한 영국인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93)씨가 아리랑을 열창할 예정이다.
정우진 정현수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