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에게 욕설과 폭력, 가혹 행위를 일삼은 친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어린 아들과 딸에게 총 21회에 걸쳐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2018년 당시 6살이던 아들이 레고를 제대로 조립하지 못하자 팔굽혀펴기 120회, 오리걸음 20번을 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어깨와 엉덩이도 때렸다. 아들이 팔굽혀펴기를 하다가 쓰러지자 발로 옆구리를 가격한 일도 있었다.
어린 아들에게 폭언도 일삼았다. A씨는 아들이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거나 영어 단어를 외우지 못하면 “네 인생은 글러 먹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학교 시험에 떨어지자 “패배자”라고 폭언했다.
둘째 딸도 학대 피해를 입었다. 2019년에는 3살이던 딸이 한글 학습지를 제대로 풀지 못하자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4살인 딸에게 팔굽혀펴기를 시키기도 했다.
재판부는 “보호양육 의무가 있는 친부가 장기간 어린 아동들을 학대했다”며 “다만 수사기관에서 잘못을 모두 인정하는 점, 부인과 이혼해 아동과 분리된 상태에서 경제적 지원을 하는 점, 친모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