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핑 공연 “예정대로”… 베트남↔중국 ‘9단선’ 뭐였길래

입력 2023-07-25 18:39 수정 2023-07-25 18:41
지난해 8월 28일(현지시간) K팝 걸그룹 최초로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 시상식에 오른 블랙핑크. VMA 트위터 캡처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된 ‘9단선’ 논란에 휩싸이며 베트남에서 공연 보이콧이 벌어졌던 블랙핑크가 예정대로 하노이 공연을 열 수 있게 됐다.

25일 베트남넷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위원회는 오는 29일과 30일 하노이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 공연을 허가했다.

두 차례 예정된 공연에는 각각 3만6000명, 3만1000명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안 등에 안전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앞서 이달 초 블랙핑크 투어 주최사인 iME의 웹사이트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반영한 지도가 올려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베트남 누리꾼 사이에서 블랙핑크 공연 보이콧이 벌어졌다.

논란이 일자 베트남 당국은 iME 웹사이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iME 측은 문제의 지도 이미지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도 공연 허가 여부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국 영해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영역을 9개의 선으로 연결한 '9단선'을 구글지도에 표시한 모습. 구글지도 캡처

앞서 iME 웹사이트에 게시된 지도에는 중국이 자신의 영해로 주장하는 영역을 표시해 U자로 연결한 가상의 선인 ‘9단선’이 표시돼 있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 간 마찰이 계속해서 빚어지는 영유권 분쟁지다. 세계 해상 교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교통 요충지이자, 중국에게는 본토 방어를 위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를 차지하는 9단선 안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주변 동남아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9단선은 중국의 주장일 뿐 법적 효력은 없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도 중국 입장을 거부하며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중국의 9단선 주장을 반영하는 콘텐츠에 대해 상영·방영 금지 처분을 내리는 등 엄격한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21일 개봉 예정이었던 할리우드 영화 ‘바비’에도 9단선이 그려진 지도가 나오는 장면이 있어 상영이 금지됐다. 중국 드라마 ‘플라이트 투 유’(Flight to You)도 같은 이유로 넷플릭스 베트남 방영 목록에서 삭제된 바 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