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흔들리는 SNS…스레드 인기 ‘시들’, ‘파랑새’ 버린 트위터

입력 2023-07-26 09:37 수정 2023-07-27 06:05
일론 머스크 테슬라,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캡처.

소셜미디어(SNS) 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트위터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스레드’는 출시 한 달도 안 돼 시들한 모습을 보인다. 트위터는 기존 ‘파랑새’ 대신 알파벳 ‘X’를 새 로고로 내세우면서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틱톡은 ‘텍스트 게시물’을 공유하는 기능을 도입하고 나섰다.

27일 데이터분석업체 퀴버퀀터테이티브에 따르면, 스레드 가입자 수는 25일(현지시간) 기준 1억1800만명이다. 지난 10일 정보통신(IT) 플랫폼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1억명에 도달한 뒤로 증가세가 꺾였다. 스레드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는 지난 7일 최고치(4400만명)을 찍은 이후 감소해 최근 1300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반짝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스레드 메인피드에는 알고리즘에 따라 팔로우하지 않은 인플루언서나 모르는 사람의 게시물이 뜬다. 팔로우하는 사람의 게시물만 따로 볼 수 있는 기능은 없다. 브랜드 계정 등의 광고성 게시물도 노출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스레드 검색에선 특정인의 계정만 찾을 수 있다. 단어·주제별 키워드 검색 기능은 도입되지 않았다. 트위터처럼 실시간 트렌드를 보여주는 탭도 없다.

인스타그램 공식 블로그 캡처.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위터는 중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메타는 스레드가 인플루언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모임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레드가 ‘신문 가판대’보다는 메타의 ‘멀티플랫폼 몰’에 가깝다고 비유하며 “이는 광고주들에게는 희소식일지는 몰라도, 대중들은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에 국한되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는 지난 24일부터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를 새 로고로 채택했다. 트위터는 2006년 출시 이후 파랑새를 로고로 썼는데,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인수된 이후 1년도 안 돼 로고 교체를 겪게 된 것이다. 머스크의 우주 항공업체 ‘스페이스 X’와 인공지능(AI) 회사 ‘xAI’에도 X가 들어가 있다. CNBC는 “트위터 등 플랫폼을 ‘모든 것의 앱’(everything app)으로 바꾸려는 머스크의 목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우리는 X와 함께 ‘글로벌 타운 스퀘어(global town square)’를 더욱 변화시키고,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전 세계인들이 실시간으로 공개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타운 스퀘어로 비유돼 왔다.

야카리노 CEO는 “X는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디오, 오디오, 메시징, 은행 및 결제 분야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시킬 것”이라고도 썼다. 이어 “일론과 나는 X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모든 팀과 파트너를 넘나들며 일할 것”이라며 “우리는 역사를 쓰고 있고, 우리의 변화에는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 로고 X가 이미 다른 기업들에서 사용 중이어서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시 거벤 상표권 전문 변호사는 이미 X라는 상표를 사용하는 경우가 900건이 넘는다면서 “트위터가 누군가로부터 소송을 당할 가능성은 100%”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같은 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텍스트 게시물을 공유하는 기능을 출시했다. 글자 수 제한은 1000자 정도이고, 게시물에 음악이나 스티커 장식을 추가할 수 있다. 기존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비슷하다. 틱톡은 짧고 단편적인 동영상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았고, 월간 활성 사용자는 14억명에 달한다.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스레드 등이 트위터를 대체하려고 시도하는 시점에 나온 기능이라 주목할 만하다”며 “트위터는 트래픽이 줄어드는 가운데 로고까지 버렸다. (그 자리에) 다른 앱이 뛰어들 수 있는 창이 열려있고, 틱톡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