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밀수 마약 329㎏… 국민 10분의 1 투약량

입력 2023-07-25 15:19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25일 마약 탐지견의 활동이 시연되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청에서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밀수 마약의 양이 329㎏으로 집계됐다. 우리 국민 10분의 1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사상 최다 규모다.

관세청이 25일 공개한 마약류 밀수 단속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국경 반입단계에서 적발된 밀수 마약의 양은 329㎏ 상당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9%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다 규모가 적발됐다. 이는 50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적발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2%(45건) 감소한 325건이었다. 적발 건당 마약 중량은 1.01㎏으로 지난해 연간 적발 전체(0.81㎏)를 넘어섰다. 횟수는 줄어도 적발된 건마다 양이 늘어난 점에서 국내 마약 밀수가 대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세청 동향에서 짐작할 수 있다.

국내 마약 유통 가격은 해외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자료에서 국내 필로폰 1g당 가격은 평균 450달러로 미국(44달러), 태국(13달러)보다 비싸다. 여기에 국내 수요도 늘어나면서 마약 밀수의 대형화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

밀수 경로를 보면 국제우편(165㎏·149건), 특송화물(86㎏·92건), 여행자(66㎏·81건), 일반화물(12㎏·3건) 순으로 많았다. 특히 여행자를 통한 밀수가 지난해 상반기 40건에서 81건으로 2배나 늘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라 여행자의 마약 밀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밀수된 마약의 종류는 필로폰(140㎏·69건), 대마(83㎏·103건), 케타민(24㎏·30건), 합성 대마(21㎏·37건), 일명 ‘엑스터시’로 불리는 MDMA(12㎏·45건) 순으로 많았다. 필로폰 적발 중량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60.9% 늘었다. 케타민의 경우 300%나 증가했다.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기 전 발송‧경유 국가는 미국(80㎏·105건), 태국(80㎏·40건), 라오스(39㎏·11건), 베트남(32㎏·54건), 중국(19㎏·17건) 순으로 나타났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하루 평균 2건, 2㎏에 가까운 마약 밀수 시도가 적발돼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세행정의 최우선 순위를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다음달 31일까지 마약류 밀반입 예방 캠페인 ‘마약나뽀’(마약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4가지 방법)를 진행한다. 이날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는 체험형 부스를 운영하고 탐지견 시범 행사를 진행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