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50억 의혹’ 박영수 딸·양재식 변호사 동시 소환

입력 2023-07-24 18:10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박모씨와 측근 양재식 변호사를 동시에 소환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박씨와 양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박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과 관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박씨는 2016년 6월~2021년 9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약 6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또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빌렸고, 분양받은 대장동 아파트 시세 차익 8억~9억원을 얻었다. 박씨가 거둔 이익은 약 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검찰은 이 가운데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에게 약속받았다는 50억원의 일부가 포함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 전 특검과 대장동 일당 사이에서 실무자 역할을 한 양 변호사도 지난달 조사 이후 42일 만에 재소환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30일 기각된 이후 박 전 특검과 민간업자들 사이 청탁 경위와 실제로 오간 돈의 성격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박 전 특검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를 도왔던 변호사들도 최근 연달아 소환조사를 받았다. 양 변호사를 재소환한 것도 선거 자금으로 오간 3억원 등에 대한 혐의를 보강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11월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청탁해 주는 대가로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200억원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박 전 특검 딸이 화천대유에서 얻은 이익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수 의심 금액은 8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박씨와 양 변호사 조사를 통해 박 전 특검 혐의를 다듬은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