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조모(33)씨가 과거 소주병을 휘둘러 모르는 이들을 폭행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당시 노진영 판사는 2010년 8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0년 1월 당시 20살이던 조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먹던 중 다른 손님 B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다른 손님 C씨의 발을 밟아 말다툼하던 중이었는데, 이때 주점에 들어온 D씨를 C씨 일행으로 착각하고 D씨와도 시비가 붙었다.
이때 D씨의 일행이었던 B씨가 ‘무슨 이유로 시비가 붙었느냐'고 묻자 조씨는 “말 XXX 없게 하네”라면서 탁자 위에 있던 소주병으로 B씨를 한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뇌진탕 부상을 입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이후 자신을 제지하던 주점 종업원 E씨에게도 깨진 소주병을 휘둘렀고, 이에 E씨는 오른쪽 팔 피부가 5㎝가량 찢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다른 종업원 F씨의 복부를 500㏄ 맥주잔으로 한 차례 때리기도 했다.
당시 검찰과 조씨 모두 항소하지 않아 1심에서 내려진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은 확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뉘우치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약 13년이 지난 지난 21일 조씨는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그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에는 “난 쓸모없는 사람”이라며 “죄송합니다”라고 반복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조씨에 대해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