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서이초 사건, 전임 정부 탓한다고 무능 가려지나”

입력 2023-07-24 05:06 수정 2023-07-24 09:5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마련된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 분향소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념문제로 바꿔치기해 전임 정부를 탓한다고 해서 스스로의 무능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며 대통령실을 지적했다. 서이초 사건이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되자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에 묻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믿기지 않는 보도가 있었다”며 “서이초등학교 새내기 여선생님의 비극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이고, 학생인권조례는 종북주사파의 대한민국 붕괴 시나리오의 일부라는 것”이라는 대통령실 핵심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말했다는 핵심관계자는 누구인가. 그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가”라며 “그처럼 천박하고 편협한 인식에 매몰된 사람들이 권력을 쥔 채 폭주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국가위기가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상처를 헤집고 국민을 편 가를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아픔을 위로하며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은가. 그러면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교권과 학생 인권을 함께 지켜야 할 문제라고 적었다. 그는 “교권과 학생 인권을 서로 충돌하는 제로섬 관계로 볼 일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교권과 학생 인권은 함께 지키고 신장해야 할 문제로 보아야 하지 않는가. 그래야 당면한 교육위기를 미래지향적으로, 균형 있게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특히 윤석열정부의 위기관리 문제를 짚었다. 이 전 대표는 “이태원 참사나 집중호우에서 확인했듯이 위기관리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부의 기초적 의무이며 능력에 관한 문제”라며 “그것을 이념문제로 바꿔치기하며, 전임 정부를 탓한다고 해서, 스스로의 무능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