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만나 한·중·일 3국 간 차관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 위원은 당시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에서 하야시 외무상에게 이같은 뜻을 밝혔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이번 왕 위원의 제안을 두고 “중국이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를 고려해 3개국 대화에 전향적인 쪽으로 기울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한·중·일 정상회담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일 양국 모두 중국과의 관계가 냉각되며 3국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국 회의를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내 정상 간 교류의 실현을 위해 조율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 측 의사를 한국 외교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대화는 일반 간부급 협의에서 외교장관 회담,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만일 3국 정상회담이 진행되면 순서상 이번 회담 의장국은 한국이 맡게 된다.
3국은 2008년부터 일본 중국 한국 순으로 의장국을 번갈아 맡으며 한·중·일 정상회의를 8차례 개최했다. 차관급 회담이 실현되면 3국 정상회담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왕 위원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당시 하야시 외무상뿐만 아니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도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자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3국 회담 제안이 의도적으로 미국을 제외해 한·미·일 안전보장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일 수 있는 만큼 일본 정부는 미·중 관계를 주시하면서 조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