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됐던 항공종사자에 대한 음주측정이 부활한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내 항공사에 공문을 내려 항공종사자를 대상으로 비행·근무 전 음주측정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재개 시점은 오는 9월 1일이다.
정부는 2019년 9월부터 조종사 정비사 등 항공종사자 전원이 매 비행·근무 시작 전 음주 여부 검사를 의무화했다. 조종사가 술을 마시고 운항에 나서는 등의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지침은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일시 중지됐다. 음주측정은 측정기를 입에 대고 바람을 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바이러스가 유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가 음주측정 부활에 나선 건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된 점, 여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공교통량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 여객 수요가 증가한 만큼 안전사고를 유의하자는 판단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이 약 2440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69.2%까지 회복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발생한 조종사 음주 사건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선 델타항공 조종사가 출발 직전 음주 단속에 걸려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편은 취소되고, 승객들에겐 대체 항공편이 제공됐다. 델타항공은 “항공기 취소로 영향받은 고객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에서도 객실 승무원이 비행 근무 전 음주 단속에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정상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늪에서 벗어나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애초 중단했을 때도 자체적으로 음주측정을 진행해왔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3월 근무 전 음주측정을 재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