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로 중단됐던 항공종사자 음주측정 부활… 3년 8개월 만

입력 2023-07-23 15:28
항공종사자 음주측정 부활. 에어부산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됐던 항공종사자에 대한 음주측정이 부활한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된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내 항공사에 공문을 내려 항공종사자를 대상으로 비행·근무 전 음주측정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재개 시점은 오는 9월 1일이다.

정부는 2019년 9월부터 조종사 정비사 등 항공종사자 전원이 매 비행·근무 시작 전 음주 여부 검사를 의무화했다. 조종사가 술을 마시고 운항에 나서는 등의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지침은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일시 중지됐다. 음주측정은 측정기를 입에 대고 바람을 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바이러스가 유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가 음주측정 부활에 나선 건 마스크 해제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된 점, 여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항공교통량이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 여객 수요가 증가한 만큼 안전사고를 유의하자는 판단이 담겼다는 해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상반기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 실적이 약 2440만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69.2%까지 회복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발생한 조종사 음주 사건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달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선 델타항공 조종사가 출발 직전 음주 단속에 걸려 체포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해당 항공편은 취소되고, 승객들에겐 대체 항공편이 제공됐다. 델타항공은 “항공기 취소로 영향받은 고객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사에서도 객실 승무원이 비행 근무 전 음주 단속에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정상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늪에서 벗어나면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애초 중단했을 때도 자체적으로 음주측정을 진행해왔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3월 근무 전 음주측정을 재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