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장래희망을 ‘교사’라고 꼽는다면 긍정적으로 여길 것이라는 성인 비율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2일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 전국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자녀가 초·중·고교 교사가 되는 것에 56.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답한 성인 비율은 2014년(54.3%)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012~2014년, 2017년, 2019~2022년 같은 질문으로 설문조사한 바 있다.
자녀가 있는 집단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는 비율이 61.6%로 더 높지만, 이 역시 2014년(57.5%) 이후 최저다.
절반 이상의 성인이 자녀 희망 직업으로 교사를 꼽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그 비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교권 추락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의무 대신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교사의 교권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늘어난 탓이다.
교권 추락으로 예전과 같이 교사들이 존경받지 못하고, 학부모들의 잦은 악성 민원에 감정 노동자로 전락한 교사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권 추락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남학생이 여교사를 무차별 폭행해 충격을 준 데 이어 서초구의 서이초등학교에서는 새내기 교사 A씨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A씨 사망 배경에 일부 학부모들의 ‘갑질’이 있었다는 의혹이 이어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각종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A씨 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게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는 온오프라인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22일 오후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종 앞에서 교사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다. 시위는 노동조합 등 특정 단체가 아닌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